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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온아의 기록
'반항아'라고 불려지는 '홀든 콜필드'는 정말 반항아일까.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본문
신카이 마코토 영화 '날씨의 아이'에서 주인공 호다카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들고 가출한다. 영화 초반에는 책 '호밀밭의 파수꾼'이 두 번 보이는데 호다카와 관련된 책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 제목만 알고 그 내용을 몰랐기에 영화를 다 보고 책을 읽었다. 호다카는 책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와 비슷한 듯 달랐다. 정형화된 사회 구조에 불만을 가졌다. '청소년은 이래야만 한다.'라고 정한 '어른'들의 구조와 다른 삶을 찾아 떠난다.
2001년 5월 30일에 1판 1쇄 된 민음사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2022년 108쇄, 2019년 2판 1쇄에 이어 2023년 1월 17일에 3판 1쇄로 출판됐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책은 전 세계에서 누적 7천만 부가 팔렸고, 가장 많이 번역된 책 TOP50 안에 드는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이다. 책의 주된 내용은 청소년기에 방황하는 남자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퇴학을 앞둔, 크리스마스 시기에 겪은 경험인데, 말하듯이 서술하는 구어체로 쓰였다.
tvN 프로그램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26화(2020.03.30)에서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해 설명하는데 가수 이적이 '원서로 읽기 재밌는 고전'이라는 표현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번역이 생뚱맞는데? 뭔가 아쉬운데? 하는 부분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젠장"이나 "우아" 표현이 아쉬웠다. 그리고 "엉덩이에 박힌 가시"같은 표현도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비유였다. '내 엉덩이에 박힌 가시'는 엉덩이를 들썩이게 했다는 뜻으로 자리에 앉아있게 하질 못한다. 지루하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내가 거기서 뭉그적거린 진짜 이유, 나는 어떤 작별의 기분을 느껴 보려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까지 떠나는 줄도 모르고 여러 학교와 장소를 떠나왔다는 거다. 그게 싫다. 슬픈 작별이든 나쁜 작별이든 상관없으니 어떤 곳을 떠날 때 내가 그곳을 떠난다는 건 알고싶다. 그걸 모르면 기분이 훨씬 더럽다. -14p
"미래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런 걱정이 없는 거니, 얘야?"
"오, 미래에 대해 걱정이 좀 있죠. 물론이죠. 그럼요. 있어요." 나는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아주 많지는 않아요. 아마도요. 아주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아마도."
"걱정하게 될 거야." 우리의 스펜서가 말했다. "걱정하게 될거다, 아이야. 하지만 걱정하면 그때는 너무 늦을 거야. ··· 네 머리에 분별력을 좀 집어넣고 싶구나, 아이야. 너를 도와주려는 거야. 할 수 있다면 너를 도와주려고 이러는 거야." -28p~29p
욕실에 한 시간쯤 있으면서 목욕도 하고 그랬다. 이윽고 침대로 돌아왔다. 잠이 드는 데 꽤 오래 걸렸지만 ㅡ 피곤하지도 않았다 ㅡ 마침내 잤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건 자살하는 거였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내가 땅에 떨어지는 즉시 누가 나를 덮어 줄 거라는 확신만 있었다면 아마 그랬을 거다. 내가 완전 피투성이일 때 멍청한 인간들 무리가 목을 길게 빼고 나를 구경하는 건 원치 않았다. -160p~161p
어른들의 위선을 정면으로 다룬 책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청소년'의 시점으로 '어른'을 본 것이다. 그리고 '어린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청소년의 혼란스러움을 그대로 담았다. 외모는 어른스럽지만 행동은 청소년 그대로, 마음은 어린아이 같은 '홀든 콜필드'는 반항아 혹은 문제아로 여겨진다. 하지만 한편으론 반항아나 문제아나 '어른'들 입장에서 봤을 때 그런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중2병이라고 말하는 시기에는 방황이 그 시기에 겪는 자연스러운 경험이고, 자유와 억압 그 사이의 경험은 한층 더 성숙해지기 위함이기에 이를 반항이나 문제로 보기보다는 '겪을 수 있는 것'이라고 책에서 말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J.D 샐린저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제목은 로버트 번스의 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호밀밭이라는 배경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파수꾼이라는 대목도 소설에서 두 번 나온다. 소설 속 주인공 '홀든 코필드'가 시의 한 소절 "호밀밭으로 걸어오는 누군가를 만나기 시작하면(Gin a body meet a body/comin' through the rye)"을 "호밀밭으로 걸어오는 누군가를 붙잡기 시작하면(Gin a body catch a body/ comin through the rye)"으로 잘못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호밀밭은 파수꾼'이 장래희망이라고 말한 장면에 대해 어린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서 한 말이라는 의견도 있고, 그저 동생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떠오르는 내용을 그대로 말했을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람이 호밀밭을 헤치고 가서 사람을 붙잡으면'인 줄 알았는데. 어쨌든 나는 그 모든 어린 꼬마들이 호밀밭이나 그런 커다란 밭에서 어떤 놀이를 하는 모습을 계속 그려봐. 어린 꼬마 수천 명, 주위에 아무도 없고 ㅡ 그러니깐 어른은 없고 ㅡ 나를 빼면. 그런데 나는 어떤 미친 절벽 가장자리에 서있어. 만일 꼬마들이 절벽을 넘어가려 하면 내가 모두 붙잡아야 해 ㅡ 그러니까 꼬마들이 어디로 가는지 보지도 않고 마구 달리면 내가 어딘가에서 나가 꼬마를 붙잡는 거야. 그게 내가 온종일 하는 일이야. 나는 그냥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그런 노릇을 하는 거지. 나도 그게 미쳤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게 내가 진짜로 되고 싶은 유일한 거야. 나도 그게 미쳤다는 거 알아." -260p
그(미스터 안톨리니)는 테이블에 있던 그 큰 라이터를 들어 불을 붙여 주었다. "그래서. 너하고 펜시는 이제 하나가 아니더구나." 그는 늘 그런 식으로 말했다. 가끔은 아주 재미있고 가끔은 그렇지 않았다. 그런 말을 좀 지나치게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가 재치가 없다거나 그런 말이 아니라 ㅡ 재치 있었다 ㅡ 누가 언제나 "그래서 너하고 펜시는 이제 하나가 아니더구나." 같은 말을 하면 가끔 신경이 거슬린다는 거다. D.B.도 그런 걸 가끔 너무 심하게 한다. -274p
나는 생각을 하고 답을 하고 그러고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두통이 있고 기분은 엉망이었다. 심지어 복통도 좀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래요 ㅡ 모르겠습니다. 그 애가 그랬어야 할 것 같네요. 그러니까 삼촌에게 가장 관심이 있으면 농장이 아니라 삼촌을 주제로 골랐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제 말은 많은 경우에 자기한테 가장 관심이 있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서야 가장 관심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가끔은 어쩔 수가 없다는 거죠." -277p
📕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스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스는 각지의 농장을 돌아다니며 농사를 짓는 틈틈이 옛 시와 가요를 익혔으며, 스코틀랜드의 방언을 써서 자신의 사랑과 마을의 생활을 솔직하게 노래했다. 「사람이 호밀밭을 헤치고 가다 사람을 만나면(Comin' Thro' the rye)」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If a body meet a body
Comin' thro' the rye,
If a body kiss a body,
Need a body cry?
Ev'ry laddie has his lassie,
None they say have I,
Yet all the lassies smile on me
When comin' thro' the rye.
If a body meet a body
Comin' from the town,
If a body greet a body,
Need a body frown?
Ev'ry laddie has his lassie,
None they say have I,
Yet all the lassies smile on me
When comin' thro' the rye.
Among the train there is a swain
I dearly love myself,
but what's her name or where's her name,
I do not choose to tell.
Ev'ry laddie has his lassie,
None they say have I,
Yet all the lassies smile on me
When comin' thro' the rye.
호밀밭을 지나다가, 가녀린 몸,
호밀밭을 지나다가
그녀는 그녀 코트 안 옷이 다 끌렸어
호밀밭을 지나다가
오 제니는 젖은 가녀린 몸이야
제니는 이상하게 마른 적이 없네
그녀는 옷이 닿아 끌려 젖어있어
호밀밭을 지나면서
한 몸이 또 한 몸을 만난다면
호밀밭을 지나다가
한 몸이 또 한 몸을 키스하면
한 몸은 울 필요가 있는건가
오 제니는 다 젖었네, 쩜쩜쩜
한 몸이 한 몸을 만나면
계곡을 지나다가
한 몸이 한 몸을 키스하면
온 세상이 아아야만 하나!
오 제니는 젖었네, 쩜쩜쩜
한 몸이 한 몸을 만난다면, 호밀밭을 지나면서
한 몸이 한 몸을 키스한다면, 한 몸이 울어야 해
모든 몸은 어떤 몸을 갖고 있어, 나는 그런 몸이 없어
그런데 남자애들은 나를 러브해, 아 난 뭐가 뭔지 모르겠어
한 몸이 한 몸을 만나면, 강어귀에서 나와,
한 몸이 한 몸에 키스를 하면, 한 몸은 말을 하게 돼;
모든 몸은 어떤 몸을 갖고 있어, 나는 그런 몸이 아닌데,
그러나 남자애들은 나를 러브해, 난 머가 뭔지 모르겠어
한 몸이 한 몸을 만난다면, 마을에서 나와,
한 몸이 한 몸에 키스하면, 한 몸은 우울해지네
모든 제니는 그녀의 자키를 갖고 있어, 나는 한 마리도 없구만,
그런데 남자애들은 나를 러브해, 그래서 당최 뭐가 뭔지 모르겠어.
📕 정신분석가 빌헬름 슈테켈의 말
"너한테 뭘 좀 적어 주면 신중하게 일거 볼 거야? 그리고 간직할 거야? ··· 아주 이상하지만 이건 기성 시인이 쓴 게 아니야. 빌헬름 슈테켈이라는 정신 분석가가 쓴 거야. ··· 여기 그 사람이 한 말이 있어. '미성숙한 사람의 표시는 대의를 위해 고상하게 죽고 싶어 하는 것인 반면, 성숙한 사람의 표시는 대의를 위해 겸허하게 살고 싶어 한다는 거다.'" -282p
빌헬름 슈테켈(1868.03.18.~1940.06.25.)은 오스트리아의 의사이자 심리학자로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초기 추종가가 되었으며, 한 때 "프로이트의 가장 뛰어난 제자"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프로이트와 다른 정신분석 이론을 만들었다. 프로이트(1856.05.06.~1939.09.23.)는 오스트리아의 생리학자이자 정신병리학자로 정신분석의 창시자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정신분석'이라는 단어가 2~3번 등장하는데 정신분석(이론)은 인간의 행동이 합리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무의식이 결정한다는 주장이다.
'홀든 콜필드'는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인물이다. 이는 무의식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스터 안톨리니'가 그의 입장에서 홀든 콜피드를 성숙하게 만들기 위해 헬름 슈테켈이라는 정신 분석가의 이야기를 한 부분은 반대로 '프로이트'가 말한 정신분석과 조금은 달라서였기 때문 아닐까 싶다.
📕 호수의 오리들
추가로 궁금했던 호수의 오리들의 이야기를 검색했다. 먼저 오리들은 다리를 통해 겨울철 열 손실을 방지한다고 한다. 오리의 체온이 일정 온도 이상 유지되게 피의 흐름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길 바란다.
나만의 한줄평
: 어렵게 읽기 시작했으나 어느새 홀든 콜필드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나도 모르게 홀든 콜필드에 빠져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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