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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온아의 기록
나(I)를 만들어는 가는 과정이 연금술인 책 '연금술사'를 읽고 본문
오래전에 출간한 연금술사를 이제야 읽었다. 1987년에 출간해 2001년 한국에 번역되어 온 이 책은 남들은 믿지 않는 보물을 찾아 떠나가는 주인공 '산티아고'의 이야기다. 쉽게 읽히는 소설이며 판타지 소설 같은 기분을 안겨주는 책이다.
산티아고는 양치기 소년으로 세상을 모험하고자 양과 함께 떠돌아 다니는 생활을 선택했다. 그러던 중 왕을 만나 꿈속에서 나타난 보물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보물을 찾으러 간다. 그 과정에서 사기도 당하고, 사업에 참여도 하고, 사랑도 깨닫고, 연금술사도 만난다. 죽을 뻔한 위기가 여러 번 있었지만 결국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는다.
누군가에게는 뻔한 소설, 어떤 사람에게는 자기개발서, 다른 사람에게는 과장된 에세이라 말하는 이 책은 나에게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산티아고는 '자아의 신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자네가 항상 이루기를 소망해오던 바로 그것일세. 우리들 각자는 젊음의 초입에서 자신의 자아의 신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지.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분명하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여.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 모두를 꿈꾸고 소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의 실현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주지."
- 46p~47p
자아의 신화라는 내용을 읽고 체리필터의 노래가사가 떠올랐다. 젊음의 초입일 수도 있는 어린 시절,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꾸었는데 지금은 꿈의 한계를 짓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난 내가 말야 스무살쯤엔 요절할 천재일줄만 알고
어릴 땐 말야 모든게 다 간단하다 믿었지
···
찬란하게 빛나던 내 모습은 어디로 날아갔을까 어느 별로
작은 일에도 날 설레게 했던 내 안의 그 무언가는 어느 별에 묻혔나
체리필터 - Happy Day 中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로 세상을 보는게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세상을 보는 거지.'
- 73p
결정이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어떤 사람이 한 가지 결정을 내리면 그는 세찬 물줄기 속으로 잠겨 들어서, 결심한 순간에는 꿈도 꿔보지 못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 116p
두 개의 문장은 떨어져 있지만 같이 놓고 보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결국 사람은 세상을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없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면만 바라보게 된다. 걱정과 불안은 하면서도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 무엇이든 그 방향으로 결정하게 되는데 결정을 하고 나면 그 방향이 더 맞다고 판단해 더 깊이 파고든다. 결과가 긍정이든, 부정이든 내가 보는 시각이 결정을 내린다는 생각 때문에 두 문장이 이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순간, 시간은 멈춘 듯했고, 만물의 정기가 산티아고의 내부에서 끓어올라 소용돌이치는 듯했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와 침묵해야 할지 미소 지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그녀의 입술을 보는 순간, 그는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만물의 언어'의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난해한 부분과 맞닥뜨렸음을 깨달았다. 그것을 사랑이었다. 인간보다 오래되고, 사막보다도 오래된 것. 우물가에서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친 것처럼, 두 눈빛이 우연히 마주치는 모든 곳에서 언제나 똑같은 힘으로 되살아나는 것, 사랑이었다.
- 158p
"···사막의 모래언덕은 바람에 따라 변하지만, 사막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랍니다. 우리의 사랑도 사막과 같을 거예요."
- 164p
이 책은 연금술과 표지, 자아의 신화의 단어를 통해 비현실적인 판타지소설이지만 환상적인 이야기를 표현한다. 그래서인지 사랑에 대한 표현도 황홀했다. 아, 사랑이랑 건 이렇게 글로 표현될 수 있구나를 알게 해 준 문장이었다. 비록 현실에서는 그토록 어렵다는 "첫눈에 서로가 운명임을 알고 사랑에 빠졌다."이지만, 이런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는 환상을 가지게 하는 장면이다.
언젠가 한번은 가장 연로한(그리고 가장 무시무시하게 생긴) 점쟁이가, 왜 그토록 미래의 일을 알고 싶어하는지 낙타몰이꾼에게 물었다.
"일이 닥쳤을 때 무언가를 할 수 있기 위해서죠."
낙타몰이꾼은 덧붙여 말했다.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그건 당신의 미래가 될 수 없겠구먼."
"글쎄요······ 저는 다만 미래를 알고 싶을 뿐이고, 그렇게 되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비할 수 있겠지요."
"만일 그게 좋은 일이라면, 아주 즐거운 놀라움이 될 게야. 하지만 좋지 않은 일이라면, 그 일이 일어나기 전부터 그걸로 고통받을 테고."
"저도 인간이기 때문에 미래를 알고 싶은 겁니다. 인간은 항상 자기 미래에 맞추어 삶을 살아가는 거지요."
- 170p~171p
사람들이 타로를, 사주를, 점을 보는 이유가 이렇게 적혀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미래를 알고 싶다는 말에 공감했다. 가끔 재미로 타로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주변에서 왜 보냐고 물어보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내 선택을 응원받기 위해'. 솔직하게 타로로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고 타로를 리딩해주는 사람들을 통해 일어날 일에 대비하고 결과적으로 내 선택을 내가 지지할 수 있다는 힘을 얻는다.
신이 미래를 알 수 있게 해준다는 그 특별한 사정이란 게 무언지 낙타몰이꾼은 궁금했다.
"신께서 미래를 보여주실 때라네. 신께서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미래를 잘 보여주시지 않아. 한 가지 예외란 바로, 미래가 바뀌도록 기록되어 있을 때를 말하지."
- 172p
에세이나 역사가 아니지만 믿고 싶은 문장이다. 그렇지만 '미래가 바뀌도록 기록되어 있을 때'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현재를 움직여 바뀐 미래를 보여주는 걸까. 아니면 보여준 미래가 바뀔 수 있도록 현재를 움직이라는 걸까.
"어째서 마음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는 거죠?"
그는 연금술사에게 물었다.
"그럴 경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마음이기 때문이지. 마음은 고통받는 걸 좋아하지 않네."
그날부터 그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마음에게 절대로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 214p
지금도 마음속으로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제약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할 수 있을까? 란 생각도 전에 못하겠지 하고 접는 꿈들이 많다. 만약 이 작품이 에세이였다면 나도 한 번?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소설이라는 면에서 정말 힐링 소설로만 읽고 넘어가게 되는 것 같다.
'바로 그게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거지. 납은 세상이 더 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의 역할을 다하고, 마침내는 금으로 변하는 거야.
연금술사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걸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 241p~242p
연금술사가 왜 책제목 일까 궁금했다. 주인공은 양치기 소년 '산티아고'인데 말이다. 그런데 위의 문구를 보고 깨달았다. 중반부터 등장한 연금술사가 책 제목인 이유는 연금술사가 양치기 소년이 보물을 끝까지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한 사람이자 양치기 소년이 꿈을 이루는 즉 납(양치기 소년)이 금(꿈을 찾은 양치기 소년)이 되길 만드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미신을 잘 믿는 늙은 아랍인일세. 내가 믿고 있는 이 땅의 속담이 있지. '한 번 일어난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
- 249p~250p
평소 자주 사용하는 말에 "한 번도 ○○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가 있다. 다른 말이지만 이 말이 떠오른 이유는 "한 번"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한 번만 ○○한 사람은 연금술사의 말에 따르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다. 혹시 나도 내가 이번 "한 번만"이라고 말하고 두 번, 세 번 바라거나 경험했던 적이 있나 하고 되돌아봐야겠다.
'위대한 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그것은 하루하루 자아의 신화를 살아내는 세상 모든 사람 앞에 조용히 열려 있었다. '위대한 업'은 달걀 모양의 어떤 것 혹은 플라스크에 담긴 액체 따위가 아닐 터였다.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잠겨 들어가 만나게 되는 '하나의 언어', 그것일 터였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영혼의 연금술사가 되지 않겠는가.
- 272p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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