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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온아의 기록
담고 싶던 내용이 너무 많아 어지러웠던 소설, "종이 여자"를 읽고 본문
프랑스 소설 작가 '기욤 뮈소' 이름을 들으면 "아!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잖아. 그 사람 얼마 전에도 신간 코너에 예쁜 디자인으로 큐레이션 되어있던데. 언젠가 꼭 저 작가의 책을 읽어보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역시나 손이 가지 않는 책이다. 기욤 뮈소 작가의 책 일러스트가 내 취향이 아닌 건지, 아님 로맨스 소설이라는 생각 때문에 멀리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다 모임에서 함께 "종이여자"를 같이 읽게 됐다. 드디어 읽는다라는 생각에 기대감이 생겼다.
기욤 뮈소 작가는 프랑스 소설가로 본업은 고등학교 교사였으나 현재는 그만두고 작가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2005년에 발표한 "구해줘(Sauve moi)"로 인기를 얻게 됐으며 2006년에 나온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Seras-tu là?)"는 한국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거의 1년에 1편씩 쓰는 작가이기 때문에 많은 작품이 있지만 특히, 2007년 "사랑하기 때문에(Parce que je t’aime)", 2010년 "종이여자(La Fille De papier), 2018년 "아가씨와 밤(La Jeune Fille et la Nuit)" 등이 한국에서 유명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니면 역시 나는 로맨스 소설과 거리가 먼 사람일까. 어느 부분에서 어떤 재미를 느껴야하지 초반에 느꼈던 당혹감이 결말까지 이어졌다. 주인공 톰의 행동에 답답함을 느꼈고, 빌리라는 인물이 현실감이 없었으며, 밀로와 캐롤의 행동은 나를 설득하지 못했다.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매력을 준 건 오로르라는 인물이었다.
··· 오로르는 내 장점을 부각시켜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와의 관계는 내가 혐오해 마지않던, 내가 오랫동안 극복하려고 부단히 애써 왔던 내 결점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독점욕, 미에 대한 강한 집착, 천사 같은 외모 뒤에는 반드시 아름다운 영혼이 숨어 있을 것이라는 망상, 이런 눈부신 여자와 사귄다는 사실이 내가 다른 남자와 다르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여기는 자아도취적 자긍심.
물론, 오로르는 자신의 명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었고, 자기도취를 경계하면서 살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는 다 알고 있었다. 오로르가 끊임없이 불안감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남과 달리 하늘이 그녀에게 내려준 두 가지 귀한 선물, 즉 수려한 외모와 예술적 재능이 시들어갈까 봐 두려워 하는 것이다. -51%
제멋대로 헝클어뜨린 헤어스타일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오로르는 보헤미안 룩과 레트로 룩을 멋지게 조화시킨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짧은 치마에 퍼펙트 재킷(가죽 자체가 낡고 해진 것처럼 가공해 만든 재킷 : 옮긴이), 굽 높은 앵글부츠, 빈티지 여행가방, 보통 여자였다면 필시 과도한 느낌이 날지도 모르는 아이템들을 오로르는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었다. -62%
환승연애를 반복하는 여자임에도 모든 남자들에게 프로포즈를 받는 여자. 그런 여자가 사실은 자기도취를 경계하고 불안감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니. 이 여자의 시점이 조금이라도 담아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점이 뒤죽박죽이고 아주 잠깐 스쳐가는 인물이 많아서 넣었어도 크게 내용에 영향을 없었을 텐데 말이다.
밀로가 어서 용건을 말하고 사라져주었으면 하는 것. 그래야 세면대에 머리를 처박고 슬픔을 모두 게워낸 다음 다시 약을 한 주먹 입에 털어 넣고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을게 아닌가. -6%
<푸른 배경의 연인들>이라는 제목이 붙은 그림. 마르크 샤갈의 1914년 작으로, 신비롭고 진실한 사랑으로 맺어진 한 커플이 서로 껴안고 있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었다.
이 그림은 내게 충격 자체였다. 상처 받은 두 영혼, 서로 단단히 꿰매져 상처마저도 하나가 된 연인들, 그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13%
톰 보이드가 이별의 아픔으로 약에 취해가고 삶이 피폐해져 가는 것을 잘 표현했다 생각한다. 나는 전자도서로 읽었기 때문에 책 페이지가 아닌 %로 내가 읽은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할 수 있는데 13%의 사랑에 실패한 이야기였기에 너무 답답했다.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건데?" 이 마음으로 계속 읽었다.
빌리가 득의만면해하며 소리치는 동안 바리케이드를 부순 부가티는 우리를 태우고 자유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25%
뭔가 청춘영화 속 주인공같고 앞으로의 모험이 등장할 것 같아 하이라이트 친 부분이었는데... 지금 읽어보니 아무 뜻도 없었고 "자유"가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제발 괴로움을 핑계 삼아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짓 좀 그만둘 수 없어요? 당신 스스로 무기력의 사슬을 끊지 못하면 패배의 구렁텅이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게 돼요. 하긴 새롭게 용기를 내는 것보다 서서히 자신을 파괴해가는 게 훨씬 쉬운 일이긴 하겠죠." -27%
독자가 톰에게 하고 싶은 말을 빌리가 대신 해줘서 속 시원했던 대사다. 제발 정신 차려라 톰! 하면서 읽었는데... 책을 다 읽고 포스트를 올리려고 이 문장을 다시 읽어보니 빌리는 정말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었구나를 알게 된다. '얼른 글이나 써라.'
"픽션의 세계에서보다 현실의 삶에서는 모든 게 더 맛있고, 탐스럽게 살이 올라 있어요. 비단 음식만 그런 게 아니죠. 공기는 산소로 넘쳐나고, 풍경은 형형색색이어서 매순간 감탄사가 흘러 나와요. 그 반면에 픽션의 세계는 어찌나 우중충한지······."
"픽션의 세계가 우중충하다고요? 그건 사람들이 보통 얘기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생각이란 거 알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만족스런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소설을 읽거든요."
빌리가 더없이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은 스토리를 만들고, 감정과 고통의 느낌을 묘사하는 것에는 뛰어난 사람일지 몰라요. 하지만 삶의 소금이 되는 '깊은 맛'을 그릴 줄을 몰라요." -39%
"당신 친구들이 마음에 들어요. 특히 밀로라는 분, 정말 재미있는 분이더군요. 당신을 다시 만난 것에 대해서도 얼마나 기뻐하던지······. 새삼 내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라니까." -48%
빌리가 부드럽게 내 입술에 자기 입술을 포개는 사이, 내 혀는 정신없이 그녀의 혀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마법에 걸리는 순간이었지만 착잡하고 씁쓸한 마음 때문에 나는 오랫동안 그 순간을 즐길 수 없었다.
입 안에서 시큼하고 알싸하며 텁텁한 맛이 느껴지는 순간, 나는 펄쩍 뒤로 물러나며 입술을 뗐다. 나의 반응에 빌리는 아연실색 했다. ···그녀가 왝왝거리면서 고통스럽게 뻑뻑한 점액 덩어리를 토해 놓더니 앞으로 쿵 쓰러졌다. 그런데 바닥에 보이는 건 토사물이 아니었다.
잉크였다. -56%
톰과 빌리의 사랑이 언제 시작된거죠? 잉크는 뭐죠? 낭만적인 이 순간마저 낭만적으로 안 느껴지는 나 T인가요?
그렇게 보낸 2주 동안 나는 빌리에게서 전혀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똑똑하고 신중하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로 가득한 그녀의 모습······. 무엇보다 나는 그녀를 향한 전에 없던 감정들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
브랜디는 그렇게 우리의 의식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술이 들어가고 억제되었던 감정이 분출되면서 우리 사이에는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 빌리는 내게 자신의 어린 시절, 암울했던 사춘기, 항상 덧없이 끝나는 연애에 매달리게 만들던 가슴 깊은 고독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녀는 내게 한 번도 자신을 깊이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지 못한 괴로움, 미래에 대한 희망,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은 열망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74%
이쯤되면 정말 현실과 픽션에 대한 구분은 사라지고 톰과 빌리에 대해 빠져있어야 하는데 톰이 빌리를 자신이 쓴 소설 속 인물이라는 걸 믿으면서 "허심탄회"한 "어린 시절"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억지스러웠다. 로맨틱하고 사랑이 깊어져가는 느낌을 받아야하는데 톰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 소설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기욤 뮈소가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한 '빌리'는 상큼하고 톡톡 튀는 몸짓과 언어로 관객과 독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는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옮긴이의 말
소설을 읽어 가다 보면 어느새 빌리가 현실의 인물인가, 허구의 인물인가, 하는 구분은 그다지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소설 속 허구의 세계는 결국 작가가 독자와 손잡고 함께 창조해 가는 것이다. 《종이 여자》의 여러 대목에서 작가 기욤 뮈소의 이런 신념이 읽힌다.
-옮긴이의 말
픽션의 세계에 사는 것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마약이나 술에 의지해 잠시 동안 비참한 현실을 잊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어느 순간 무시무시한 현실이 다시 상상의 세계를 압도하며 서슬 퍼런 이빨을 드러낼 것이기에 우리는 지극히 무기력할 뿐이었다. -81%
이 소설은 흔한 책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친구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며 괴로워하던 한 소년의 머릿속에서 싹이 튼 이야기였다. 세월이 흐르고 작가 자신이 내면의 악마들에 사로잡혔을 때, 책은 그를 돕기 위해 소설 속 주인공 한 명을 현실세계로 던져주었다.
강물이 스며들어 책이 서서히 손상되어 가는 순간, 현실이 다시 위력을 발휘하는 듯했다. 빌리를 이 땅에서 데려가기로 단단히 결심한 듯······. -88%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많은 내용이 있어 하나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1) 톰과 오로르의 이별 이야기
2) 톰과 밀로의 우정과 일
3) 톰과 캐롤의 과거
4) 밀로와 캐롤의 사랑
5) 톰과 빌리의 사랑
6) 톰이 쓴 《천사 3부작》에서 잘못 인쇄되었으나 파쇄되지 못한 1권의 책의 여정
7) 빌리와 《천사 3부작》의 관계(사실은 연관성이 없지만)
8) 톰이 소설을 다시 쓰게 된 계기
휴, 1번부터 8번이 모두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솔직히 말하면 4번, 6번, 7번이 없었다면 소설에 더 몰입해서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밀러와 빌리가 원래 아는 사이라는 게 소설 중간중간 나왔다면 읽는 재미가 더 있었을텐데 갑자기 훅- 결말을 맞이해서 당황스럽고 허무한 느낌이 컸다.
나무위키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잘못 인쇄된 《천사 3부작》 책의 여정에서 나온 인물들은 기욤 뮈소의 다른 소설 속 주인공거나 다른 소설 속에서도 조연으로 나온 사람들이라고한다. 나름의 세계관 구축이었던 것이다.
한국에서 사랑받는 작가이다보니 프랑스 소설임에도 한국과 대한민국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서울"이라니.. 상상하지도 못했다. 별의미는 없다. 팬서비스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쓴 것 같지만... 어쨌든 소설의 시작과 끝을 이어지게 했다는 건 나름 독특했다. 하지만 난 "종이 여자"보다 《천사 3부작》 을 더 읽고 싶다. 나도 그 소설 읽고 감동받아서 작가 톰 보이드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독자가 되고싶다.
나만의 한줄평
: 나를 설득하지 못한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 본책보다 소설 속 소설이 더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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